매주 금요일 조찬기도회로 시작하는 모습(CBMC 시화지회)
▲ 매주 금요일 조찬기도회로 시작하는 모습(CBMC 시화지회)

일터는 성과와 효율의 언어로 움직이는 공간이다. 기업과 기업이 맞물리고, 결정 하나가 수십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현장이다. 이곳에서 신앙은 종종 사적인 영역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기업 한가운데서 ‘일터의 신앙’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시화지회다.

CBMC 시화지회는 성공한 기업인의 모임을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신앙은 예배당에서 고백되지만, 일터에서 검증된다”는 말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공동체의 방향을 ‘성공’이 아닌 ‘책임’이라는 단어로 정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에 내세우는 모임이 아니라 책임을 묻는 자리입니다” 회원들은 모임에 대해 “명예가 아니라 무게”라고 표현했다. 개인의 신앙이나 사업 성과를 넘어, CBMC 시화지회가 지역과 사회 앞에서 어떤 공동체로 서 있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의 압박은 늘 존재합니다. 그러나 지역을 섬기면서 더 분명해진 것은, 우리의 선택 하나하나가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기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회원들은 현장에서 신앙이 가장 시험받는 순간으로 ‘결정의 순간’을 꼽았다. 인사, 거래, 비용, 책임을 둘러싼 선택의 자리에서 신앙은 추상적인 언어가 아니라 실제적인 기준이 된다. “정직이 손해처럼 느껴질 때도 많지만, CBMC는 그 선택을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로 감당하게 합니다.”

개인의 양심을 넘어, 공동체의 기준으로

기업인의 윤리는 종종 개인의 양심 문제로 축소된다. 그러나 회원들은 CBMC의 역할을 그 지점에서 분명히 구분한다. “CBMC는 신앙의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서로 점검하며, 기준을 공유하는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공동체적 접근은 활동 방향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시화지회는 정기 모임과 말씀 나눔에 머물지 않고, 동료 기업인들을 위한 멘토링, 위기 상황에 놓인 회원 간의 상호 돌봄, 지역 교회 및 기관과의 연대를 지속해 왔다. 활동의 목적은 확장보다 ‘지속’에 있다.

조찬 모임 1000회 기념 사진. 가운데 남궁 유숙 회장(CBMC시화지회)
▲ 조찬 모임 1000회 기념 사진. 가운데 남궁 유숙 회장(CBMC시화지회)

【CBMC 시화지회 활동】

∙ 주1회 조찬 모임과 말씀 나눔 ∙ 산업 현장 중심의 신앙 교제 ∙ 동료·후배 기업인 멘토링 ∙ 지역 교회 및 기관과의 연대 활동 ∙ 위기 기업·회원 상호 돌봄 네트워크

지역의 문제를 ‘기도 제목’이 아닌 ‘책임’으로

시화·안산 지역은 산업 구조 변화, 경기 불안, 노동 환경의 불안정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회원들은 이러한 현실을 두고 “기도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문제들”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CBMC는 지역의 어려움을 단순히 안타까워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무엇을 감당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는 공동체”라고 강조한다.

이는 거창한 선언보다는 작은 선택으로 드러난다. 지역의 필요에 응답하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연대하며, 무엇보다 외면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외면하지 않을 책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터에서 무엇을 말할 것인가”

인터뷰 말미에 회원들은 지금의 시화·안산 지역을 향해 CBMC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렇게 정리했다. “교회가 강단에서 사회를 향해 말한다면, CBMC는 일터에서 삶으로 말해야 합니다. 말보다 선택으로, 선언보다 책임으로.”

기업 현장은 오늘도 빠르게 움직인다. 그러나 그 안에서 신앙의 속도는 다르다. CBMC 시화지회는 성과보다 기준을, 확장보다 책임을 선택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의 신앙은 눈에 띄지 않지만, 지역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작동하고 있다.